오피니언

[기고] 정초에 듣던 이야기

 

싸락싸락 내리는 눈이 온 산천을 하얗게 덮고, 발길 끊인 고샅길에도 푹푹 쌓이는 밤에 호롱불 켜놓고 할아버지와 손주가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장면을 요즈음 볼 수 있을까?

 

“할아버지, 이야기 더 해주세요.”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듣던 손주가 할아버지에게 이야길 더 해달라고 조르는 일이 요즈음에도 있을까?

시대가 변했든, 풍습이 바뀌었든, 아무튼 할아버지와 손주가 이야기로 소통하는 모습이 엊그제 같지만, 지나간 그리움이 되었다.

 

곧 설이다. 깊어진 겨울이 가고 머잖아 봄이 오는 시기에 자리한 이 설 명절은 할아버지와 손주는 물론 가족들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때이다. 이 정초에 듣던 단골 이야기 중 하나로 띠(생초)에 대한 12지지가 있다. 민족과 지역에 따라 우화와 설화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대체로 중국 한나라의 이야기에 근거한다.

 

12지지는 하루 24시간을 2시간씩 12기간으로 나누고 그 기간을 열두 동물로 상징한 것이다. 자(쥐), 축(소), 인(호랑이), 묘(토끼), 진(용), 사(뱀), 오(말), 미(양), 신(원숭이), 유(닭), 술(개), 해(돼지)가 바로 그것이다.

 

 

자시는 23시부터 01시로 쥐가 먹이를 찾느라 바쁜데, 쥐의 앞과 뒷발의 발가락수가 다름을 두고 전환이나 새로운 시작, 처음을 뜻한다. 축시는 01시부터 03시로 소가 느리고 편안하게 되새김질 하는 시간이다. 인시는 03시부터 05시로 호랑이가 먹잇감에게 보이는 위용을 뜻한다. 묘시는 05시부터 07시로 달에 사는 옥토끼가 약초를 찧느라 바쁘듯 하루 일의 시작을 뜻한다. 진시는 07시부터 09시로 용이 비를 뿌려주기 위해 하늘에 있는 때이다. 사시는 09시부터 11시로 뱀이 굴을 나서는 때이다. 오시는 11시부터 13시로 태양이 높이 떠있어 다른 동물들은 쉬려고 눕지만 말은 계속 서 있어 하루의 중심을 뜻한다. 미시는 13시부터 15시로 풀을 뜯는 양이 자주 오줌을 싸는 때이다. 신시는 15시부터 17시로 원숭이의 활기가 넘치는 때이다. 유시는 17시부터 19시로 닭이 우리로 돌아가는 때이다. 술시는 19시부터 21시로 개가 집을 지키는 의무를 시작한다. 해시는 21시부터 23시로 돼지가 단잠에 빠지니 사람도 잘 시각이다.

 

다음은 위의 12동물과 관련한 옛이야기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옥황상제가 동물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도착한 순서대로 띠의 이름을 삼겠다고 했다. 동물들은 강을 건너야 했다. 약삭빠른 고양이와 쥐는 소의 등에 타고 강을 건너기로 했다. 소는 쾌히 승낙했고, 강의 중간쯤에서 쥐가 고양이를 물로 밀어버렸다. 그리고 강가에 다다르자 쥐는 펄쩍 뛰어내렸고, 소는 두 번째가 되었다.

 

이어 호랑이가 숨을 헐떡이며, 옥황상제에게 세찬 물살을 헤치고 왔음을 자랑했다. 뒤이어 도착한 토끼가 통나무를 타고 운 좋게 빨리 왔다고 자랑을 했다. 다섯 번째로 들어온 용은 모든 생명체를 위해 비를 뿌려주느라 늦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끼가 매달린 통나무도 입김으로 훅 불어주었다고 했다.

 

다음으로 들어온 말은 발굽에 숨은 뱀을 보고 놀라는 바람에 6위를 뱀에게 빼앗기고 7위가 되었다.

이어 양과 원숭이, 닭이 서로 도우며왔다고 했다. 닭이 뗏목을 발견해 함께 탔고, 양과 원숭이가 물풀을 치우고 노를 저어 강을 건넜다고 했다. 옥황상제는 그들의 협동심에 고개를 끄덕이고 양을 여덟 번째, 원숭이를 아홉 번째, 닭을 열 번째 띠로 하였다.

 

또 수영을 잘하는 개가 들어와 몸을 씻는 등 노느라고 늦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다음으로 들어온 돼지는 배가 고파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느라 늦었다고 했다.

 

이어서 물에 빠졌던 고양이가 들어왔지만 띠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고양이는 쥐만 보면 쫒아 다닌다. 이유가 뻔한바, 바로 복수하기 위해서다.

 

 

어떤가? 꼭 할아버지와 손주가 아니더라도, 정초에 가족끼리 재미 삼아 띠 이야기를 하며 새해 설계를 해도 좋을 것이다. 올해는 경자년으로 쥐의 해이며 상징색은 금을 상징하는 백색이니, 재물운이 따르는 해라고도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삶의 새로운 기회와 즐거움이 가득한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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