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강타한 피클볼(Pickleball)의 인기가 한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에 따르면, 피클볼은 최근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로 선정됐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는 지난해 새롭게 14개의 피클볼 코트가 조성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도 유튜브 채널에서 피클볼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하며, 50년 전부터 이 스포츠를 즐겨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피클볼은 어떤 운동이며, 왜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을까?
피클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
피클볼은 1965년 미국에서 한 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찾다가 탄생한 종목이다.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 작은 코트에서 가벼운 패들(라켓)과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여 상대 코트로 공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드민턴 코트(6.1m x 13.4m) 크기에서 테니스 네트와 비슷한 높이(91cm)의 그물을 두고 경기한다. 11점을 먼저 획득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경기 진행이 빠르고 규칙이 간단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2001년 애리조나 노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젊은 층에서도 관심이 급증했고, 현재는 전 연령층이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피클볼
한국에서도 피클볼 전용 코트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동호인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피클볼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허진무 교수가 2015년 미국에서 돌아온 후 연세피클볼클럽을 창설하면서부터다. 현재 그는 대한피클볼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3월 기준으로 피클볼 동호회 ‘아이러브 피클볼’ 가입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 강동구, 충북 청주 등지에 전용 구장이 새롭게 조성되었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피클볼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초기에는 주로 노년층이 즐기는 실버 스포츠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오는 4월 개최되는 ‘피클볼 코리아 오픈’ 대회에서는 20대 참가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운동 효과
피클볼의 인기는 높은 접근성과 효과적인 운동 효과에서 비롯된다. 허진무 교수는 “피클볼은 가벼운 라켓과 공을 사용해 관절 부상의 위험이 적다”며 “라켓 스포츠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니스나 배드민턴을 하다가 부상 위험 때문에 피클볼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피클볼은 눈과 손의 협응력이 중요한 스포츠로, 인지 능력과 순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공을 치기 위해 몸을 낮추는 동작이 많아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며, 전신을 사용한 회전 운동이 많아 코어 근육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더불어 일정한 활동량이 필요해 유산소 운동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장비 비용도 부담이 적다. 피클볼 패들(라켓)과 공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테니스나 배드민턴 코트를 약간 개조하면 피클볼 경기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인프라 구축 비용도 크지 않다. 최근에는 지역별 피클볼 동호회가 활성화되면서 입문자들도 쉽게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가능성도
피클볼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피클볼프로투어(PPA)와 메이저리그피클볼(MLP) 같은 프로 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릴 정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국제 대회도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반영해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피클볼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여러 스포츠 브랜드들이 피클볼 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와 대회가 증가하고 있다. 허진무 교수는 “미국에서는 기존 테니스 코트를 피클볼 코트로 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한국도 향후 피클볼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피클볼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